"580만원짜리가 85만원"…코로나 때 못 판 피아노 헐값 됐다

입력 2024-03-28 15:10   수정 2024-03-28 16:02


코로나19 ‘반짝 특수’를 누렸던 삼익악기와 HDC영창이 지난해 역풍을 맞았다. 악기 매출이 급감하며 두 회사에서 에너지·석자재 사업 등 악기 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악기 매출은 ‘뚝’…에너지·석자재 비중 ‘쑥’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악기업계 두 ‘대장’ 삼익악기와 HDC영창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삼익악기의 지난해 매출은 24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줄었다. 2020년 이후 3년 만의 외형 감소다. 당기순이익은 77.5% 감소한 33억원이었다. HDC영창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 감소한 641억원이었다. 정점이었던 2021년 매출액(878억원) 대비 26.9%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손익은 88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선 악기 판매가 급감한 결과 삼익악기·HDC영창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 삼익악기의 자난해 악기사업 부문 매출액은 1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HDC영창의 악기 부문에 해당하는 피아노·전자피아노·관현악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8% 줄어든 308억원이었다.

두 회사 매출액에서 석자재·에너지 등 ‘부대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다. HDC영창은 그룹사 HDC현대산업개발 등에 석자재를 납품하는 전문직 공사업’을, 삼익악기는 광주 지역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악기사업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HDC영창의 전문직 공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어나며 주요 서비스 중 유일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38%로 전자피아노 판매(매출 비중 31.8%)를 제치고 최대 서비스가 됐다. 삼익악기의 지난해 집단에너지 사업(매출액 1008억원) 매출 비중은 역대 최대치인 40.7%였다.
中日에 치이고…코로나 때 물량 ‘중고’ 됐다
업계에선 두 회사가 악기 매출의 핵심인 피아노 사업을 중심으로 위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반짝 특수’는 지난해 역풍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 판매됐던 물량이 거리두기 해제로 중고 시장에 풀리면서, 중고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신제품 판매마저 덩달아 부진해졌다. 26일 방문한 낙원상가의 한 중고 악기 판매점에선 “신품 가격으론 580만원까지 하는 제품이 중고로는 85만원”이라며 “악기를 살 사람은 구매를 다 끝내서 올핸 물건이 안 팔린다”고 했다.

수출 경쟁력은 빛을 바랜지 오래다. 악기업계 관계자는 “어쿠스틱 피아노는 야마하와 경쟁하고, 디지털 피아노는 중국에서 좋은 제품들이 쏟아져나온다”며 “프리미엄 기타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악기 경쟁력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라 했다. HDC영창은 2022년 생산공장을 주문자위탁생산(OEM)으로 전환하면서 악기 생산능력을 상실했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피아노·기타를 만들던 목재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며 “고가 기타 라인업을 늘리고 미국에서 목조 사우나 캐빈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삼익악기는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에서 프리미엄 전자 기타 브랜드 깁슨의 OEM 제품을 생산한다. HDC영창 관계자는 “시장이 안 좋다고 판매 제품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디지털 피아노 판매를 늘릴 수 있도록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djdd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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